사이트에 올린 그 폰트가 6개월 뒤 내용증명으로 돌아온다 — 작은 회사가 폰트와 이미지 저작권으로 곤란해지지 않는 5가지 원칙

사이트가 평온하게 굴러가던 어느 날, 사장님 사무실로 등기우편이 한 통 도착한다. '귀사 웹사이트에 사용된 본사 글꼴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 라이선스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저작권사로부터 '본 이미지는 당사 소장 자산이며, 사용료를 청구합니다'라는 내용증명이 오기도 한다. 작은 회사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늦게 터지는 사고가 폰트와 이미지 저작권이다. 외주로 만든 사이트, 직원이 '인터넷에서 받은' 자료, 디자이너가 깔아 둔 PSD 파일까지 출처가 흐릿한 자산이 사이트 곳곳에 박혀 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다섯 가지 순서로 한 번 정리해 두면 위험의 90%는 사라진다.

1. 폰트 — '무료'와 '상업적 이용 가능'은 다른 말이다

자료실에서 받은 무료 폰트라도 라이선스가 '개인 비상업적 이용에 한함'이라면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는 순간 위반이다. 상업적 이용이 명시적으로 허용된 한글 폰트는 나눔글꼴, 프리텐다드, 노토 산스 KR, 카페24 폰트, 본고딕(Source Han Sans) 정도가 안전한 선택지다. 다운로드 시점에 받은 라이선스 PDF 또는 약관 페이지 캡처는 폰트 이름으로 폴더에 함께 보관해, 1년 뒤에도 출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폰트마다 '웹 임베딩 허용 여부'가 다른 조항이라는 점도 놓치기 쉽다.

2. 이미지 —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는 모두 남의 것이다

'적당한 사진'을 찾는다고 구글 이미지에서 받아 쓰는 일은 가장 위험한 습관이다. 안전한 무료 이미지 출처는 Unsplash, Pexels, Pixabay 정도로 좁혀 두고, 그 외에는 받지 않는다는 사내 규칙을 만드는 편이 낫다. 이마저도 일부 사진은 '에디토리얼만 가능' '인물 사진은 모델 동의 필요' 같은 제한이 붙어 있으니, 다운로드 시점의 라이선스 조건을 파일명 옆 메모로 남겨 두는 습관이 핵심이다.

3. 유료 자산 — 영수증과 라이선스 증서를 한 폴더에 모은다

산돌 폰트, Adobe Fonts, 게티이미지, 셔터스톡처럼 유료로 구매한 자산은 구매 영수증, 라이선스 약관, 등록한 도메인 정보를 한 폴더에 함께 모아 둔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가장 빨리 끝나는 길은 '이 자산을 언제, 누가, 어떤 조건으로 샀는지'를 5분 안에 증명하는 일이다. 사이트 운영자가 바뀌어도 이 폴더 하나만 인계되면 권리는 그대로 따라간다. 유료 자산은 '계정 단위 라이선스'와 '도메인 단위 라이선스'가 갈리는 경우도 있어, 구매 직후 약관을 한 번은 정독하는 것이 좋다.

4. 외주 사이트 — 계약서에 '저작권 보증 조항' 한 줄을 넣는다

웹사이트를 외주로 만들었다면, 디자인·이미지·폰트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지가 가장 흔한 분쟁의 출발점이다. 계약서에 '본 사이트에 사용된 모든 폰트와 이미지는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 자산이며, 제3자 권리 침해 시 제작사가 책임진다'는 한 줄을 반드시 포함한다. 이 한 줄이 빠지면, 외주사가 폐업한 뒤에 라이선스 청구서가 의뢰인 앞으로 날아오는 구조가 된다. 납품 시점에 '사용된 폰트·이미지 출처 목록'을 문서로 받아 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5. 정기 점검 — 1년에 한 번, 사이트의 자산 목록을 다시 본다

사이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블로그 글, 새 배너, 이벤트 페이지에 새로운 이미지가 계속 쌓인다. 1년에 한 번, 사이트의 모든 이미지와 폰트 자산을 표로 정리하는 시간을 따로 잡는다. 작은 회사라면 30분이면 끝난다. 정리 과정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자산이 한 장이라도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교체하거나 라이선스를 구매한다. 자산이 늘어난 만큼 위험도 함께 늘어난다는 사실을 사장님과 담당자가 같은 표 위에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치며 — 저작권은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사이트를 만들 때 챙기는 비용이다

폰트 한 종의 연간 라이선스가 5만 원 안팎, 유료 이미지 한 장이 1~2만 원이라면, 분쟁이 한 번 났을 때 청구되는 금액(통상 수십만 원~수백만 원)에 비하면 미리 내는 비용에 가깝다. CYAN은 작은 회사의 웹사이트를 만들 때, 사용한 모든 자산의 출처와 라이선스 조건을 정리한 '저작권 인벤토리'를 함께 전달한다. 사장님이 사이트를 인수받았을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문서는 디자인 PSD 파일이 아니라, 바로 이 인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