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분석 도구로 페이지별 클릭률을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다. 메인 페이지 다음으로 가장 많이 클릭되는 페이지는 보통 '회사 소개' 또는 'About'이다. 가격을 비교하기 전, 문의를 보내기 전, 사람들은 먼저 누가 이 일을 하는 회사인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막상 작은 회사의 About 페이지를 열어보면 '저희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회사입니다'라는 한 줄과 대표 사진 한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 페이지에서 신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 뒤의 모든 페이지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의미가 약해진다.
1.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첫 문장으로 답한다
About 페이지의 첫 문장이 비유나 시적인 표현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 방문자는 '이 회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를 5초 안에 판단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무엇을] [누구에게] 만든다"는 한 줄을 가장 위에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저희는 작은 회사의 첫 웹사이트를 만듭니다"라는 식이다. 슬로건이나 비전 문구는 그 다음 단락으로 미루어 둔다. 첫 문장에서 회사의 일이 명확하지 않으면 방문자는 검색 결과로 돌아간다.
2. '어떻게'보다 '왜'를 먼저 적는다
방문자가 알고 싶은 것은 기술 스택이나 작업 프로세스가 아니라 '왜 이 회사가 이 일을 시작했는가'다. 사업의 동기,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 우리가 다른 회사와 다르게 보는 시각 — 이 세 가지가 짧은 단락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방문자는 회사를 사람처럼 기억한다.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회사 중에 '왜'가 분명한 회사가 결국 선택받는다. 짧아도 좋다. 길게 풀면 오히려 신뢰가 흐려진다.
3. 사람의 얼굴과 이름이 보이게 둔다
작은 회사의 가장 큰 차별화 자산은 사람이다. 그런데 많은 About 페이지가 사람을 숨긴다. 대표의 사진, 이름, 한 문단의 자기소개를 페이지의 중간쯤에 두자. 1인 회사라면 사장님 한 명, 팀 회사라면 핵심 멤버 두세 명이 적당하다. 사진은 정장 차림의 증명사진보다 일하는 모습이나 작업실 풍경이 신뢰를 더 잘 만든다. 큰 회사처럼 보이려고 사람을 숨길수록 작은 회사의 강점이 사라진다. 회사 로고 옆에 사람의 얼굴이 있는 페이지가 결국 문의로 이어진다.
4. 시간의 흔적을 구체적인 숫자로 남긴다
"2018년 설립"이라는 한 줄과 "2018년부터 8년 동안 200곳의 작은 회사 사이트를 함께 만들었다"는 한 줄은 같은 사실이지만 인상이 전혀 다르다. 연혁을 표로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대신 회사가 지나온 시간이 만들어낸 구체적인 숫자나 사례를 한두 줄 적어두자. 작업한 프로젝트 수, 함께 일한 클라이언트의 업종, 가장 오래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기간 같은 것들이다. 시간의 흔적은 광고가 만들 수 없는 신뢰다.
5. 페이지의 끝에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About 페이지를 끝까지 스크롤한 방문자는 이미 회사에 호감을 가진 사람이다. 이 사람을 그대로 돌려보내면 안 된다. 페이지 맨 아래에는 반드시 다음 행동이 있어야 한다. 문의하기 버튼, 포트폴리오 페이지 링크, 무료 상담 신청 폼 중 회사의 영업 흐름에 가장 잘 맞는 하나를 두자. 여러 개를 두면 오히려 결정을 못하게 만든다. 한 페이지에는 하나의 다음 행동이 원칙이다.
About 페이지는 회사 소개가 아니라 회사가 건네는 첫인사다
About 페이지를 '회사 소개'라고만 생각하면 자꾸 회사가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글이 된다. 사실 이 페이지는 처음 만난 고객에게 회사가 건네는 인사다.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를 5분 안에 자연스럽게 알려주면 된다. CYAN 에이전시는 작은 회사의 사이트를 만들 때 About 페이지를 가장 먼저 함께 쓴다. 메인 페이지의 카피나 서비스 소개도 결국 About 페이지에서 정리된 '우리가 누구인가'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About이 단단해지면 사이트 전체가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