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서 다섯 장이 책상 위에 쌓였는데도 사장님은 어떤 PG사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곳은 수수료가 낮다 하고, 어떤 곳은 간편결제가 다 들어 있다 하고, 또 어떤 곳은 정산이 빠르다 한다. 결제 버튼 하나를 사이트에 켜는 일은 사실 한 회사의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정하는 일이다. 작은 회사 사이트에 결제를 도입할 때 사장님이 먼저 챙겨야 할 다섯 가지 원칙을 정리한다.
1. 수수료보다 정산 주기를 먼저 본다
견적서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카드 수수료다. 그런데 정작 작은 회사의 현금흐름을 흔드는 것은 0.1%포인트의 수수료 차이가 아니라 며칠 만에 돈이 들어오느냐다. 어떤 PG사는 결제 후 영업일 기준 2일 만에 입금되고, 어떤 곳은 7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묶어둔다. 재고를 사오고 인건비를 줘야 하는 사장님 입장에서는 같은 매출이라도 정산이 늦으면 운영 자금이 마른다. 견적서를 펼칠 때는 수수료율 옆에 반드시 정산 주기, 정산 보류 비율, 첫 정산까지의 심사 기간을 같이 적어두고 비교한다.
2. 카드결제와 간편결제는 한 번에 도입한다
처음에는 카드결제만 붙이고 간편결제는 나중에 붙이겠다고 하는 사장님이 많다. 그런데 모바일에서 결제가 일어나는 비중을 보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의 비중이 카드 입력보다 더 커진 지 오래다. 카드번호 16자리를 모바일에서 일일이 입력하다가 이탈하는 고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PG사를 고를 때부터 카드·계좌이체·간편결제(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페이코)가 한 계약 안에 묶여 있는지, 결제창이 모바일에서 자연스럽게 뜨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따로따로 붙이면 결제창 디자인도, 정산도, 환불도 두 갈래로 갈라진다.
3. 통신판매업 신고와 사업자 정보가 푸터에 노출되어야 한다
사이트에 결제 버튼을 켜는 순간 그 사이트는 통신판매업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사업자등록만으로는 부족하고 관할 구청·시청에 통신판매업 신고를 별도로 마쳐야 하며, 그 신고번호는 사이트 푸터에 사업자등록번호와 함께 표기되어야 한다. PG사 심사 단계에서도 통신판매업 신고증 사본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제 도입을 결정한 그 주에 사장님이 먼저 해야 할 일은 견적 비교가 아니라 신고 서류 준비다. 신고가 늦어지면 결제 오픈 일정 전체가 함께 밀린다.
4. 환불·취소 흐름을 운영 정책으로 먼저 정한다
고객이 결제 직후 환불을 요청했을 때, 같은 날이면 카드 승인 자체를 취소할 수 있고 며칠이 지나면 부분 환불이나 매입 취소로 처리해야 한다. 정기결제라면 다음 결제일 전에 해지하지 않으면 다음 달 요금이 그대로 빠져나간다. 이 흐름이 사이트 안에 환불 정책 페이지와 마이페이지의 취소 버튼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사장님이 매일 전화로 환불을 받아야 하고, 그 통화 한 통이 별 하나짜리 후기로 돌아온다. 결제를 붙이기 전에 환불 가능 기간, 부분 환불 정책, 디지털 상품의 단순 변심 환불 여부를 먼저 글로 정해두어야 한다.
5. 정기결제·구독은 도입 전에 정산 구조부터 확인한다
월정액 멤버십이나 구독 모델을 고민한다면 PG 계약서에 빌링키(정기결제) 방식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처음부터 확인한다. 같은 PG사라도 일반 결제 계약과 정기결제 계약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정기결제는 수수료율과 정산 주기가 별도로 적용된다. 빌링키로 묶인 고객은 카드가 만료되면 결제가 끊기기 때문에, 만료 전 자동 안내 메일과 카드 교체 페이지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이걸 도입 후에 추가하려면 결제창부터 다시 손대야 한다.
마무리 — 결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운영의 결정이다
결제 버튼은 사이트의 마지막 화면에 있지만, 그 한 칸을 켜는 일은 회사의 정산 주기, 환불 정책, 신고 서류, 고객 응대 흐름을 한꺼번에 정하는 일이다. CYAN은 작은 회사의 사이트에 결제를 붙일 때, PG사 선정과 결제창 연동만이 아니라 통신판매업 신고 안내, 환불 정책 페이지 초안, 마이페이지의 취소 흐름까지 함께 설계한다. 견적서가 다섯 장 쌓이기 시작했다면, 그 다섯 장을 비교하기 전에 위의 다섯 가지부터 사장님의 노트에 적어두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