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한 마디가 백 번 쪼개지고 한지 한 겹을 입어 한 줌의 바람이 된다 — 바람결(扇結) 합죽선 공방 브랜드 사이트 제작기

오십 년 부챗살을 접어온 손, 그러나 검색창엔 이름이 없었다

처음 공방을 찾았을 때, 장인은 말없이 부채 하나를 펼쳐 보였습니다. 겉대 하나를 백 번 가까이 쪼개고 깎아 부챗살을 만들고, 두 겹의 대나무를 맞붙여(합죽) 한지를 입히는 합죽선은 손이 백 번 넘게 가야 한 자루가 완성됩니다. 그런데 정작 이 손길을 알릴 곳이 없었습니다. 주문은 오래된 단골과 입소문에만 기대고 있었고, 젊은 고객이 이름을 검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홈페이지 부재'가 아니었습니다. 가격을 물으면 비싸다는 반응이 돌아왔고, 장인은 그 값이 왜 정당한지를 매번 말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제작 과정의 깊이가 가격으로 설득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짜 과제였습니다.

'바람결'이라는 이름에 담은 것

브랜드명을 함께 정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부채가 만드는 것은 결국 한 줌의 바람이고, 그 바람에는 결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바람결, 한자로는 부채 선(扇)을 써 扇結로 묶었습니다. 공방이 그동안 쌓아온 다른 전통공예 시리즈와 같은 '결'의 가족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로고는 펼친 부챗살의 방사형 선을 단순화해, 명함과 포장지, 화면 어디에 놓아도 한 호흡으로 읽히도록 다듬었습니다.

부채를 펼치듯, 화면도 천천히 펼쳐지게

디자인의 핵심은 '여백'과 '속도감'이었습니다. 합죽선은 천천히 펼칠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 감각을 웹에 옮기기 위해 다음을 지켰습니다.

  • 스크롤에 따라 부챗살이 한 칸씩 펼쳐지는 도입부로 첫인상을 잡았습니다.
  • 제품 사진은 흰 여백 위에 크게 한 점씩 두어, 좌판이 아니라 작품으로 보이게 했습니다.
  • 모바일에서도 손끝이 빗나가지 않도록 버튼과 문의 영역을 넉넉히 키웠습니다.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곧 가격을 설득하는 일

가장 공들인 페이지는 '제작 과정'이었습니다. 대를 고르고, 쪼개고, 살을 깎고, 한지를 바르고, 옻을 먹이고, 접어 마무리하기까지 아홉 단계를 사진과 짧은 글로 차례차례 풀었습니다. 고객이 이 페이지를 끝까지 내려보고 나면, 가격은 더 이상 '비싼 부채'가 아니라 '백 번의 손길에 매겨진 값'이 됩니다.

여기에 주문 제작 문의 폼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마음이 움직인 그 자리에서 바로 문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오픈 이후

사이트를 연 뒤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가격이 왜 이러냐"는 질문이 "이건 어떻게 만드냐"는 질문으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설득에 쓰던 에너지가 줄고, 제작 의뢰의 결이 또렷해졌습니다. 장인은 이제 부채 사진 한 장과 함께 사이트 링크를 건넵니다.

오래된 손기술일수록, 그 깊이를 제대로 보여주는 화면 하나가 필요합니다. CYAN은 이렇게 업의 본질을 화면 위에 펼치는 일을 합니다. 잘 만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알릴 자리가 없다면, 그 한 자리를 함께 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