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시안은 일주일 만에 나왔는데 오픈은 두 달째 미뤄진다 — 웹사이트 제작을 늦추는 진짜 범인은 개발이 아니라 '원고'다

웹사이트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디자인 시안은 보통 일주일 안에 나옵니다. 개발도 빠르면 2~3주면 끝납니다. 그런데 실제 오픈까지는 두 달, 길게는 반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습니다. 일정표를 펼쳐 보면 멈춰 있는 구간은 늘 같은 곳입니다. '회사 소개 원고 대기 중', '제품 사진 수급 중'. 제작사가 아니라 사장님 책상 위에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겁니다. 첫 미팅 전에 아래 다섯 가지만 준비해 두면 제작 기간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1. 회사 소개 — 자랑이 아니라 고객의 언어로

가장 오래 걸리는 원고가 회사 소개입니다. 막상 쓰려면 막막해서 미루게 되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글이 아니어도 됩니다.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 왜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지 세 가지 질문에 메모 수준으로만 답해 두세요. 문장을 다듬는 건 제작사의 일이지만, 이 세 가지 답은 사장님만 알고 있습니다.

2. 서비스 설명 — 범위와 가격의 기준을 정해두기

서비스 페이지가 늦어지는 이유는 글솜씨가 아니라 결정이 안 돼 있어서입니다. 어떤 서비스를 대표로 내세울지, 가격을 공개할지 '문의 시 안내'로 둘지, 견적 기준은 무엇인지. 이 결정 없이는 어떤 카피라이터도 페이지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미팅 전에 내부에서 먼저 정리해 오시면 한 번의 회의로 끝납니다.

3. 사진 — 폴더째 넘기지 말고 골라서

사진 3천 장이 든 외장하드를 통째로 받는 것보다, 사장님이 직접 고른 30장이 훨씬 빠르고 결과물도 좋습니다. 대표 제품·작업 현장·공간·팀, 네 가지 분류로 폴더를 나눠 각각 5~10장씩만 추려 주세요. 쓸 만한 사진이 없다면 그 사실을 첫 미팅에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촬영 일정을 초반에 잡으면 일주일이면 끝날 일이, 개발이 끝난 뒤에 알게 되면 한 달짜리 병목이 됩니다.

4. 후기와 실적 — 숫자, 그리고 고객의 허락

신뢰를 만드는 건 '최고의 품질' 같은 수식어가 아니라 누적 시공 320건, 재구매율 67% 같은 숫자입니다. 거래 내역과 후기를 미리 모아두시고, 고객사 이름이나 후기를 사이트에 싣는 건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먼저 받아두세요. 오픈 직전에 허락을 구하다 거절당하면 페이지 구성이 통째로 바뀝니다.

5. 도메인과 계정 — 첫 미팅 전에 찾아두기

의외로 잦은 지연 사유가 도메인 계정 분실입니다. 예전 직원이나 이전 제작사 명의로 등록돼 있어 접속 권한을 찾는 데만 몇 주가 걸리기도 합니다. 도메인 등록 업체, 관리 계정, 결제 수단을 미리 확인해 두세요. 도메인이 없다면 후보 이름 두세 개를 정해 오시면 됩니다.

준비된 사장님이 좋은 사이트를 만든다

웹사이트의 품질은 제작사의 실력만큼이나 발주하는 쪽의 준비에 좌우됩니다. 위 다섯 가지가 갖춰진 프로젝트는 일정이 빨라질 뿐 아니라, 회의가 결정의 자리가 되기 때문에 결과물의 밀도 자체가 달라집니다. CYAN은 프로젝트 시작 전 이런 준비물을 항목별 체크리스트로 정리해 드리고, 부족한 부분은 원고 정리와 촬영 연결까지 함께 챙깁니다. 사이트 제작을 앞두고 있다면, 견적 문의보다 먼저 이 다섯 가지부터 점검해 보세요.